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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페아법

by 아하바 2020. 8. 3.

2006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의 전쟁

평소 이스라엘과 관련된 뉴스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20067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있었던 전쟁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전쟁의 발발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한 것이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은 납치한 2명의 군인을 즉각 되돌려 보낼 것을 요구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내에 수감된 모든 헤즈볼라 요원들을 석방하라고 맞섰지요. 그래서 한 달 남짓 양자간에 큰 피해를 입었던 전쟁이 바로 2006년 전쟁이었습니다당시 레바논과 인접해 있었던 이스라엘의 북쪽 도시들은 헤즈볼라가 쏜 카츄샤 로켓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었습니다.

 

유대인들과 함께 구제활동 참여했던 경험

당시 저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살고 있었고, 이 전쟁에서 등장한 카츄샤 로켓의 사정거리에서 예루살렘은 전혀 무방하였기 때문에 매일 텔레비전을 통해서 관련된 뉴스를 접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에 우연히 이스라엘 북쪽 도시들에 살고 있는 시민들을 위한 선행과 구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지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구제 프로그램에 함께했습니다. 출발은 이른 아침 예루살렘의 어떤 호텔이었습니다. 30명 정도의 유대인들이 호텔 로비에 모여 있었고, 모든 이들의 손에는 큰 가방들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서로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알게 된 것은 이들 유대인들 중에는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건너온 유대인들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사를 나눈 뒤에 버스가 출발하더니 텔아비브의 한 건물 앞에 섰습니다. “도시락을 실어야 한다는 안내자의 방송에 따라서 버스 일행은 모두 내려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저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도시락을 싸고 있었고 한쪽 귀퉁이에는 다 싼 도시락이 쌓여 있었습니다. 꽤 많은 양의 도시락을 버스에 싣고는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의 북쪽 도시들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이파를 지나고 악고를 지나더니 우리 버스는 레바논과의 국경 바로 옆을 달리는 것이 아닙니까. 로켓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쪽 도시들의 시민들과 일반 차량들은 전혀 보이지 않고 앰블란스, 경찰차 그리고 이스라엘 군의 차량만이 유일하게 보였습니다. 버스가 선 곳은 레바논 국경과 매우 가까운 한 마을이었고 버스 일행들은 모두가 내려서 어느 건물의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지하의 한 문이 열리는 순간 저는 또 한번 깜짝 놀랐습니다. 그 지하에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있었던 것입니다. 로켓 공격이 계속 되니까 가장 안전하다고 하는 이곳에 다 모여 있었던 것입니다. 이들에게 버스에서 내린 약 30명은 텔아비브에서 실은 도시락을 나눠 주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가방에서는 각종 선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 노인들을 위한 선물들이 많았습니다. 선물을 주면서 위로하고, 조금 더 인내하라는 말로 마음을 같이 하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형식으로 이 날 여러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기억에 남은 어떤 마을은 주로 종교인들이 많이 있었는데, 거기서는 함께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날 잊지 못하는 방문은 헤즈볼라에게 납치당한 군인의 가족 집이었습니다. 이 방문으로 알게 된 것은 헤즈볼라에게 납치된 군인이 현역이 아니라 예비군이더군요. 아내가 있었고 아내가 남편이 평소 어떤 성품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일행들에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살아 돌아 올 것이라는 소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북쪽 이스라엘 도시들을 위한 선행과 구제를 행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니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이제 헤어질 시간... 안내자의 마지막 멘트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내일도 아침 6시에 출발합니다. 전쟁으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나눠 드릴 선물을 준비하시고, 본인이 먹을 점심과 저녁은 각자가 준비하십시오

 

구제 활동은 유대인들의 삶의 한 일부-페아법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북쪽으로 올라가서 구제와 선행을 베푼 이 하루의 경험이 저에게 있어서는 유대인들의 구제를 이해할 수 있게 된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구제는 삶의 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대인들은 주로 돈에 관해서는 매우 인색한 사람들입니다. 돈을 모으는 것에 관해서는 조금은 지나치다할 정도로 온 힘을 쏟는 그들이지만 구제와 선행에 관해서는 넉넉하게 돈을 쓰는 민족이 또한 유대인들입니다. 왜 이들은 구제가 이들의 삶의 한 일부분이 되었을까요? 그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한 페아법때문입니다. “페아라는 단어는 모퉁이라는 뜻입니다.

 

23:22 너희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 말며 떨어진 것을 줍지 말고 그것을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해 남겨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모든 곡물을 다 베지 말고 모퉁이는 남겨 두라고 하나님은 명하셨습니다. 이 명령에 따라서 고대로부터 유대인들은 가난한 자들, 과부, 고아들을 위해서 늘 밭의 모퉁이의 곡물을 남겨 두었고, 각종 열매가 맺히는 나무들에도 모든 과일을 다 따지 않고 일부를 남겨 놓았습니다. 이와 같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모퉁이의 곡물을 남겨 놓아야 하는 법을 일컬어 페아법이라고 합니다.

 

광야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정착할 때부터 유대인들은 농사를 지었습니다. 가나안 정착 1세대부터 농사를 짓고 수확을 할 때에 무조건 곡물의 일부를 남겨 놓아야만 했습니다. 그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를 거치면서 이 페아법은 점점 삶의 한 부분으로 정착이 되었던 것입니다. 룻기서를 보면 이 페아법의 흔적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룻이 보아스의 밭에서 일할 때, 보아스가 자기의 하인들에게 룻을 위해서 곡식 다발에서 조금씩 뽑아서 땅에 떨어뜨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룻은 그 떨어진 곡식을 주워 갔습니다(2:18). 이것으로 보아스는 페아법에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보아스의 넉넉함에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는 탄복했던 것입니다(2:19).

 

전도서 12장은 페아법을 지키는 삶이야말로 지혜로운 삶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12:1) 왜 페아법을 지켜야할까요? 전도서의 말씀에 따르면 내가 베풀면 베푸는대로 그대로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페아법을 삶의 한 부분으로 지켰던 유대인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와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전 세계의 유대인들은 저절로 페아법을 생각하여 행동에 옮겼습니다. 미국에서 911 테러가 났을 때에도 많은 구제금을 많이 낸 민족이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각 나라에서 거주하는 그들의 인구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들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지역 사회를 위해서 가난한 자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구제를 행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의 구제함. 유대인들이 사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구제함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지켜야하는 구제와 선행

페아법은 유대인들만이 지키는 말씀이 아닙니다. 페아법은 우리 모든 크리스챤들의 지켜야 할 삶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합니다. 부메랑을 아시죠? 던지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부메랑입니다. 이 페아법이 바로 그렇습니다. 던지면 다시 찾는다는 것이 전도서의 약속입니다. 구제할 돈이 없습니까? 그래서 구제를 미루고 계십니까? 가나안 땅에 정착한 1세대들 역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아법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삶을 페아법으로 새롭게 단장해 보십시오.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줄지어다”(12:2) 곳곳에 페아법을 발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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