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있을 때에 세계 일주를 하는 대학 후배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여행 코스가 이스라엘이었고, 한국도 아닌 이스라엘에서 이런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즐거운 대화를 가졌습니다. 그때 후배가 “이스라엘 가면 꼭 석류를 먹어 보라”는 팁을 누군가가 말해줬다면서 저에게“형님 석류를 먹고 싶어요”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납니다.
석류가 수확되는 시기
석류를 먹고 싶다고해서 일년 내도록 항상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기후는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눠집니다. 이른 비를 시작으로 우기 시즌이 됩니다. 늦은 비를 끝으로 건기 시즌으로 들어갑니다. 이른 비가 오는 시기가 유대력으로 티쉬리, 태양력으로는 10월달 경이 되는데, 그때가 석류가 수확되는 시기입니다. 길거리에서 가게에서 석류를 흔히 볼 수 있는 시기는 한참 수확이 되어서 시장으로 나온 12월달부터 2월달입니다. 이 시기에 올리브 열매도 수확되고, 대추야자수 열매도 수확됩니다.
석류의 상징
석류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지난 칼럼에서 나눈 바 있는 [영광, 아름다움]입니다. 덧붙여 석류는 [면류관]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석류 열매의 꼭지를 보면 잎이 6개가 있습니다. 그것을 잘 보시면 마치 왕관처럼 생겼고, 면류관처럼 생겼습니다. [영광의 면류관], [아름다운 왕관] 이미지가 석류에게 있습니다. 이런 상징 때문에 혹자는 빛이 6개로 뻗쳐 있는 다윗별이 석류 열매에서 유래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다윗별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이스라엘 국기인데, 국기 한 가운데에 그려져 있습니다.
석류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상징은 [풍성함, 다산]입니다. 석류 열매를 반으로 쪼개 보십시오. 수많은 알맹이들이 먹음직하게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많은 알맹이들을 보면서 유대인들은 다산과 풍요로움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많이 낳고자 하는 여성들은 석류를 즐겨 먹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석류는 혈액 순환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엄청 좋습니다. 풍요로움과 관련해서 탈무드(Berachot, Blessings 57a)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꿈에 석류를 봤다면 곧 사업의 열매를 볼 것이다. 만약 지혜있는 사람이 꿈에 석류가 여러 개로 나눠지는 것을 본다면, 그는 토라(율법)를 더욱 더 묵상하게 될 것이다. 만약 지혜 없는 사람이 꿈에 석류를 보게 되면, 많은 토라의 행위들을 기대할 것이다”
석류가 수확되는 시기가 티리쉬라고 위에서 말씀 드렸는데, 티쉬리 1일은 유대력으로 새해(로쉬 하샤나)입니다. 새해에는 아주 특별한 풍습이 전해 내려와서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는데 사과를 꿀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새해에는 달달한 하나님의 말씀을 잘 먹겠습니다.”라는 새로운 다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새해의 또 하나의 풍습은 석류를 먹는 것입니다. 석류를 반으로 쪼개면 알맹이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것을 율법의 613가지의 법(248개의 하지말라법, 315개의 하라법)으로 본 것입니다. 그래서 석류 알맹이들을 먹으면서“새해부터는 토라의 계명 하나하나를 잘 묵상하고 잘 행하겠습니다”라는 마음가짐을 갖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석류가 상징하고 있는 [영광][아름다움][풍요로움]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비롯된 아름다움이며 풍성함입니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다시 석류 모양을 하고 있는 제사장의 옷을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영광을 드러내야하는 하나님의 면류관을 생각해 봅시다. 말씀의 풍요로움으로써 온 몸에서 영광이 빛나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요1:14).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 예수이십니다(아7:12 우리가 일찍이 일어나서 포도원으로 가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 꽃이 피었는지 보자 거기에서 내가 내 사랑을 네게 주리라).
우리는 예수님을 믿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삶을 따라가는 하나님의 면류관입니다. 예수님께서 영광 그 자체로 그리스도의 삶을 사신 것처럼,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이 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