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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카루브 열매와 페아법

by 아하바 2020. 5. 21.

 

여러분들은 이 쥐엄열매라는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무엇을 떠올리십니까? 아마도 거의 대부분 돼지가 먹는 열매’’로 이미지화 되어 있을 것입니다. 쥐엄 열매는 어떤 식물인가. 먼저 이 식물을 히브리어로 카루브”(혹은 하루브), 영어로는 케럽(Carob)이라고 합니다. 히브리어 카루브를 우리 나라 말로 번역 한 것이 쥐엄인데, 사실은 이 번역이 아쉬운 번역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통용되는 쥐엄 나무는 주엽 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성경에서 말하는 카루브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카루브를 우리 나라 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구주콩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구주콩나무는 지중해 연안에서 나는 식물이므로 우리 나라에서는 볼 수가 없는 나무입니다. 그러므로 카루브를 쥐엄 나무라고 번역하기 보다는 구주콩나무로 번역함이 더 옳을 것입니다. 여기서는 이 식물을 히브리어 발음대로 카루브라고 부르겠습니다.

 

하루브 (구주콩나무)


유대인들은
카루브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을 연상한답니다. 왜냐하면 이 카루브는 칼이라는 히브리어 케레브에서 나온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카루브 열매가 칼 모양을 닮았기 때문에 칼이라는 히브리어 케레브에서 카루브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습니다.

 

카루브 열매는 사람이 먹습니다. 진한 고동색으로 변한 카루브 열매를 먹으면 엄청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독특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납니다. 이스라엘에 대표적인 꿀이 있는데, 그 중의 한 꿀이 카루브 꿀입니다. 타마르(대추야자수) 꿀이나 벌 꿀처럼 좋은 맛은 아니어도 카루브 만의 개성있는 맛을 냅니다.

 

카루브는 밀, 보리 등과 같이 비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땅에 가뭄이 들든 들지 않든 항상 열매를 풍성히 맺는 나무가 이 카루브입니다. 그래서 창43:11에 언급된 꿀 조금이 뭐냐는 질문에 유대인 랍비들은 카루브 꿀이라는 일리 있는 해석을 하는 것입니다. 43:11에 언급된 식물들은 이스라엘 땅에 가뭄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수확할 수 있었던 식물들 목록이기 때문입니다. 이 카루브 열매에 있어서 눈에 띄는 특징은 이 카루브는 처음에 심고 나면 30년동안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30년 이후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열매가 열립니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가뭄이 들어도 이 카루브 열매는 주렁주렁 맺힙니다.

 

카루브는 이스라엘 땅 전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면서 그 땅에 가뭄이 들어도 열매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물이었기 때문에 극심한 가뭄 때에 먹는 최후의 식량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마치 옛날 우리 나라의 보릿 고개 때에 덜 익은 보리를 벗겨서 푹 고아 먹기도 하고, 시락국 풀죽을 먹기도 했던 것과 같이 이스라엘의 보릿 고개 때에 어김없이 먹었던 것이 바로 이 카루브 열매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카루브 열매는 가장 빈궁하고 가난한 상태에서 먹는 것이므로 카루브는 빈궁’ ‘가난을 상징하게 됩니다.

 

옛날 우리 나라의 보릿 고개 때, 정말 가난한 사람들은 산에 올라가서 소나무 껍질을 벗겨서 먹다가 껍질에 묻어 있는 송진이 항문에 틀어 박혀서 대변이 잘 안나온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똥 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하다라는 말이 생겼지요. 이스라엘 땅에서 카루브의 이미지는 바로 똥 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빈궁한 상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 눅15장의 둘째 아들이 카루브로 배를 채우고자 하였으나 주는 이가 없어서 먹지 못한 사실을 언급한 것은 탕자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그런 카루브까지 먹지 못했으니 이 탕자야 말로 똥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에는 페아(모퉁이)법이 있습니다.

 

23:22 너희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 말며 떨어진 것을 줍지 말고 그것을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해 남겨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모든 곡물을 다 베지 말고 모퉁이는 남겨 두라는 명령이 있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서 유대인들은 고대로부터 가난한 자들, 과부, 고아들을 위해서 늘 밭의 모퉁이의 곡물을 남겨 두었고, 각종 열매가 맺히는 나무들에도 모든 과일을 다 따지 않고 일부를 남겨 놓았습니다. 이와 같이 가난한 자들을 위해 모퉁이의 곡물을 남겨 놓아야 하는 법을 일컬어 페아법이라고 합니다. 누구나가 다 페아법을 지켜야했고, 그 전통이 지금까지 남아 있어서 오늘날 현대 유대인들도 기부금 문화, 구제 문화가 아주 일반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페아법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구제법입니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도 열매를 다 따가지 못하고 페아법을 지켜야 하는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가 카루브였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이 다른 밭이나 다른 열매 맺는 나무에서 남겨 놓은 식물을 얻지 못했다 할지라도 카루브 나무에만 가면 카루브 열매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얼만큼의 페아법을 지키시고 계시는지요? 페아법은 돈이 넉넉한 사람들만의 몫이 아닙니다. 페아법은 카루브 열매를 먹는 가난한 사람들도 지켰듯이, 매우 어려운 지경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도 지켜야 하는 법이 페아법 곧 구제였습니다. 우리 주변에 나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루브 열매를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페아법을 실천에 옮겨 보십시오. 여러분의 물질을 물 위에 던지십시오.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주십시오.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을 것입니다(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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